등산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당연히 올라가는 게 가장 힘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숨은 차고, 오르막은 계속 나오고, 정상은 왜 이렇게 멀게 느껴지는지….
그래서 정상에 도착하면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곤 했어요.
'이제 다 왔다.'
그런데 몇 번 산을 다녀보니 아니더군요.
정상은 산행의 절반이었습니다.
진짜 문제는 내려오는 길이었어요.
올라갈 때는 숨이 차서 힘들었다면 하산할 때는 허벅지가 뻐근해지고 무릎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특히 돌계단이 계속 이어지는 산에서는 내려갈수록 다리가 말을 안 듣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어요.
초보 때는 내려가는 길이니까 올라갈 때보다 빠르게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처음에는 속도도 꽤 냈고요.
그런데 그렇게 내려오고 나면 다음 날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과 허벅지가 먼저 반응하더군요.
그 뒤부터 하산할 때는 오히려 속도를 줄이는 편입니다.
산행은 정상에 도착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주차장이나 등산로 입구까지 무사히 돌아와야 끝나는 것이니까요.
이번 글에서는 처음 등산을 시작하는 분들이 알아두면 좋은 등산 하산 요령 7가지를 제 경험과 함께 정리해보겠습니다.
1. 정상에 도착했다고 체력을 모두 써버리지 말자
정상이 가까워지면 이상하게 힘이 납니다.
조금 전까지 쉬고 싶었던 것도 잊어버리고 정상석이 보이면 마지막 힘까지 써서 올라가게 되죠.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정상에 도착한 뒤 생각해보면 아직 산행의 절반이 남아 있습니다.
다시 내려가야 하니까요.
특히 원점회귀 코스라면 올라온 거리만큼 다시 걸어야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정상에 도착했을 때 체력이 완전히 바닥나지 않도록 초반부터 속도를 조절하는 편이에요.
올라가면서 힘들다고 느껴지면 잠시 쉬어도 됩니다.
정상에 10분 빨리 도착하는 것보다 내려올 힘을 남겨두는 게 훨씬 중요하더군요.
정상에서 쉬는 시간도 너무 길게 잡지는 않습니다.
한참 앉아 있다가 다시 움직이면 다리가 굳은 것처럼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사진도 찍고 물도 마시고 간단히 먹은 뒤 몸이 너무 식기 전에 천천히 하산을 시작하는 편입니다.
2. 내려갈 때 보폭을 크게 하지 말자
초보 때 제가 가장 많이 했던 실수입니다.
내리막에서는 자연스럽게 발을 멀리 내딛게 됩니다.
빨리 내려갈 수도 있고 걷기도 편한 것처럼 느껴지죠.
그런데 경사가 심한 곳에서 큰 보폭으로 계속 내려오면 착지할 때마다 무릎과 발목에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산행 관련 조언에서도 하산할 때는 보폭과 속도를 줄이는 방법을 권합니다.
그래서 저는 내리막이 시작되면 일부러 보폭을 조금 줄입니다.
특히 돌계단에서는 더 천천히 내려가요.
처음에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뒤에서 빠르게 내려오는 사람이 있으면 괜히 나도 속도를 내야 할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그럴 때는 그냥 먼저 보내주면 됩니다.
산에서는 추월당했다고 지는 게 아니니까요.
내려갈수록 다리에 피로가 쌓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자신의 리듬을 유지하는 편이 훨씬 편합니다.
3. 돌계단에서는 한 발 한 발 확인하고 내려가자
제가 개인적으로 하산할 때 가장 싫어하는 길 중 하나가 긴 돌계단입니다.
올라갈 때는 숨이 차서 힘들고 내려올 때는 발 디딜 곳을 계속 확인해야 하니까요.
특히 돌의 높이가 일정하지 않은 곳은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계단처럼 보이지만 한쪽은 높고 다른 쪽은 낮은 경우도 있고, 낙엽 때문에 돌이 잘 보이지 않을 때도 있어요.
비가 온 뒤라면 이야기가 또 달라집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돌 표면이 미끄러울 수 있거든요.
저도 한번은 별생각 없이 돌을 밟았다가 발이 살짝 미끄러진 적이 있습니다.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그 뒤로 한동안 정말 얌전하게 내려왔어요.
그때부터 돌계단에서는 속도보다 다음 발을 어디에 둘지 먼저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낙엽이 두껍게 쌓인 곳도 조심하는 게 좋아요.
낙엽 아래에 돌이나 나무뿌리가 숨어 있을 수 있으니까요.
4. 하산할 때는 등산스틱을 제대로 활용하자
등산스틱을 처음 사용했을 때는 솔직히 조금 귀찮았습니다.
손에 계속 들고 있어야 하고 길이가 맞는지도 잘 모르겠고….
평평한 길에서는 괜히 가져왔나 싶을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긴 내리막을 만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등산스틱은 하산할 때 균형을 잡고 하중을 분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관련 산행 조언에서도 내리막에서 스틱을 활용하는 방법을 권하고 있어요.
다만 스틱이 있다고 무조건 안전한 건 아닙니다.
스틱을 너무 멀리 짚거나 한쪽에만 체중을 싣는 식으로 사용하면 오히려 자세가 불편해질 수 있어요.
저는 내리막이 시작되기 전에 길이를 조절하고 발을 내딛기 전에 앞쪽 지면을 확인하면서 사용합니다.
그리고 바위가 많은 곳에서는 스틱 끝이 틈에 끼이지 않도록 신경 쓰는 편이고요.
스틱 사용법은 따로 한 편을 써도 될 정도로 내용이 많습니다.
처음 사용한다면 어려운 산에서 바로 연습하기보다 완만한 코스에서 먼저 익숙해지는 게 편합니다.
5. 앞사람 속도를 따라가지 않아도 된다
여럿이 산에 가면 은근히 생기는 일이 있습니다.
앞사람을 놓치지 않으려고 계속 따라가는 거예요.
특히 하산할 때 빠른 사람은 정말 빠릅니다.
돌계단도 거의 평지를 걷듯 내려가는 사람이 있죠.
저도 예전에는 뒤처지기 싫어서 앞사람 속도를 따라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냥 포기했습니다.
사람마다 산행 경험도 다르고 다리 힘도 다르니까요.
무엇보다 하산 후반에는 이미 체력이 떨어진 상태라 작은 실수도 넘어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사람이 너무 빠르면 그냥 먼저 보내줍니다.
반대로 뒤에서 빠른 사람이 내려오면 안전한 곳에서 잠깐 비켜주는 편이고요.
내가 편하게 내려갈 수 있는 속도가 결국 가장 좋은 하산 속도라고 생각합니다.
남들보다 몇 분 늦게 내려오는 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6. 힘들수록 서두르지 말자
하산 후반에는 조금 묘한 마음이 생깁니다.
주차장도 가까워지고 다리는 피곤하고 빨리 끝내고 싶어져요.
'조금만 빨리 내려가자.'
이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이때부터 더 천천히 걷는 편입니다.
체력이 떨어지면 발을 들어 올리는 높이도 낮아지고 집중력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평소라면 쉽게 넘었을 작은 돌이나 나무뿌리에 발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특히 긴 산행에서는 마지막 30분이 은근히 힘들더군요.
목적지가 가까워졌다는 생각 때문에 긴장이 풀리는 것도 있고요.
그래서 다리가 많이 피곤하다면 잠깐 쉬었다 가세요.
물도 한 모금 마시고 호흡도 정리한 뒤 다시 움직이면 됩니다.
공공 산행 안전수칙에서도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해지기 전에 하산할 수 있도록 산행시간을 관리하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산 아래가 보인다고 산행이 끝난 건 아니니까요.
7. 하산 코스도 올라가기 전에 확인하자
처음에는 등산코스를 찾아볼 때 올라가는 길만 자세히 봤습니다.
어디에서 출발해서 정상까지 몇 km인지, 몇 시간이 걸리는지….
하산은 그냥 내려오면 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같은 산에서도 내려오는 길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꽤 달라집니다.
가파른 돌계단이 계속되는 길도 있고 비교적 완만한 흙길로 이어지는 코스도 있어요.
가능하다면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하산 코스의 경사와 거리도 함께 확인해두는 게 좋습니다. 무릎 부담이 걱정되는 경우에는 보다 완만한 하산 코스를 선택하는 방법도 권장됩니다.
특히 자가용을 이용했다면 더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다른 방향으로 내려갔다가 차가 있는 주차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죠.
그래서 저는 처음 가는 산에서는 가능하면 원점회귀인지부터 확인합니다.
다른 코스로 내려갈 예정이라면 하산 후 주차장까지 돌아갈 방법도 미리 알아두고요.
정상에 올라가서 처음 지도를 펼치는 것보다는 출발 전에 확인하는 게 마음이 훨씬 편합니다.
내려갈 때 무릎이 아프다면 참으면서 가지 말자
등산을 다니다 보면 하산 중 무릎이 뻐근해지는 경험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도 긴 돌계단을 내려오고 나면 허벅지 앞쪽이 묵직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이럴 때는 무조건 참고 빨리 내려가는 것보다 일단 속도를 줄이는 게 낫습니다.
잠시 쉬면서 상태를 확인하고 보폭도 조금 줄여보세요.
반복적으로 통증이 생긴다면 다음 산행에서는 코스 거리나 난이도를 낮춰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고르는 것 역시 산행에서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그리고 통증이 심하거나 걷기 어려울 정도라면 단순히 '등산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하산 요령은 어디까지나 안전하게 걷기 위한 일반적인 산행 방법입니다.
통증이나 부상이 있다면 그 문제는 별도로 살펴봐야 합니다.
저는 정상에서 신발끈을 다시 확인합니다
이건 별것 아닌데 어느 순간부터 생긴 습관입니다.
정상에서 쉬고 하산하기 전에 신발끈을 한번 확인해요.
올라오는 동안 조금 느슨해졌을 수도 있고 발이 신발 안에서 움직이면 내리막에서 불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낭도 한번 정리합니다.
물병이 한쪽으로 몰려 있거나 겉옷을 대충 넣어두면 걸을 때 계속 흔들릴 수 있거든요.
스틱을 사용할 날이라면 이때 꺼내놓고요.
그리고 물 한 모금 마시고 이제 내려갑니다.
예전에는 정상 사진을 찍자마자 바로 내려왔는데 요즘은 하산 준비를 따로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는 몸을 쓰는 느낌이 꽤 다르더군요.
2~3분이면 충분합니다.
그 몇 분 덕분에 첫 내리막을 조금 더 차분하게 시작할 수 있어요.
하산할 때 자주 하는 실수
초보 때를 생각해보면 비슷한 실수를 반복했습니다.
내리막이라고 갑자기 속도를 내고, 앞사람을 따라가려고 보폭을 크게 하고, 주차장이 가까워졌다고 마지막에 더 서두르곤 했죠.
지금은 거의 반대로 합니다.
내리막일수록 보폭을 줄이고, 피곤할수록 천천히 걷고, 목적지가 가까울수록 한 번 더 발밑을 봅니다.
특별한 기술은 아니에요.
오히려 너무 평범해서 처음에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입니다.
그런데 산을 계속 다녀보니 이런 작은 습관들이 훨씬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잘 내려오는 것도 등산 실력 중 하나니까요.
초보자라면 정상보다 하산시간을 먼저 생각하자
등산 계획을 세울 때 우리는 보통 정상 도착시간을 생각합니다.
'12시까지 정상에 올라가야지.'
그런 식이죠.
그런데 저는 요즘 반대로 생각하는 편입니다.
몇 시까지 산에서 완전히 내려올 것인가.
먼저 이 시간을 정하고 거꾸로 계산합니다.
특히 가을과 겨울에는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더 중요해요.
정상에서 풍경을 보다 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갑니다.
사진 몇 장 찍고 간식 먹고 잠깐 이야기했을 뿐인데 30분이 지나 있기도 하죠.
공공 안전수칙 역시 산행을 일찍 시작하고 해지기 전에 하산하는 것을 기본적인 산행 안전요령으로 안내합니다.
정상에서 오래 머물고 싶다면 그 시간까지 처음부터 산행계획에 넣어두는 게 좋습니다.
정상은 도착점이 아니라 반환점이니까요.
마무리
등산을 처음 시작하면 올라가는 방법부터 배우게 됩니다.
숨이 차면 쉬고, 천천히 걸으며, 정상까지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법을 조금씩 알게 되죠.
그런데 몇 번 산을 다녀보면 내려오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특히 하산할 때는 이미 체력을 많이 사용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을 돌 하나, 계단 하나에서도 실수할 수 있어요.
저도 예전에는 정상에 도착하면 산행이 거의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정상석을 보면 이런 생각부터 합니다.
'자, 이제 절반 왔네.'
조금 허무한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그렇더군요.
내려갈 때는 보폭을 줄이고, 남의 속도를 따라가지 말고, 피곤하면 잠깐 쉬어가세요.
그리고 마지막 주차장이 보일 때까지 너무 서두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정상 사진 한 장 남기는 것도 좋지만 결국 가장 좋은 산행은 내 두 발로 무사히 내려와 집으로 돌아가는 산행이니까요.
FAQ
Q1. 등산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무릎이 더 힘든가요?
내리막에서는 착지하면서 충격을 제어해야 하기 때문에 무릎과 발목에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보폭을 줄이고 속도를 조절하면서 내려오는 게 도움이 됩니다.
Q2. 하산할 때 빨리 내려가면 안 되나요?
무조건 느리게 걸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초보자라면 속도보다 안정적으로 발을 디디는 것을 먼저 생각하는 게 좋아요. 특히 피로가 쌓이는 후반에는 서두르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Q3. 등산스틱은 하산할 때 도움이 되나요?
잘 활용하면 균형을 잡고 하중을 분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자신의 키와 지형에 맞게 길이를 조절하고 사용법을 익혀두는 게 중요합니다.
Q4. 내려갈 때 보폭은 어떻게 하는 게 좋나요?
경사가 있는 내리막에서는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내려가기보다 보폭을 줄이고 천천히 발을 디디는 방법이 권장됩니다.
Q5. 하산 중 무릎이 계속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선 속도를 줄이고 무리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통증이 심하거나 반복되고 걷는 데 지장이 있다면 일반적인 산행 피로로 단정하지 말고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게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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